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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힘

친구,좋은 친구

by bongiiiii 2023. 2. 9.

픽사베이 제공

가족처럼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친구다. 어린 시절부터 나이 들어 인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친구는 항상 함께한다. 밤새우며  이야기해도 또 할 말이 많은 부담 없는 사이, 그게  친구다.

친구들과 겨울 햇볕아래..

 

싸우지 않고 이긴 경험

평생을 누구하고 싸워 본적이 없다면 사람들은 믿으려 들까 싶으나, 사실이 그랬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맞아본 적은 몇 번 있다.

그것 또한 상대방에게 피해가 되서가 아니라, 조금의 오해에서 비롯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두 다 대응하지 않고 몇 차례 맞은 것으로 끝이 났다. 고교시절 한동네에서 등교하던 친구와 평생을 단짝으로 지내게 됐다. 중학교 시절부터 권투를 하던 친구인데 그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주눅 들지 않고 대응하는 타입이었다. 이 친구와 함께하면서 참 많은 싸움에 직면하게 되고 지켜만 보게 된다. 함께 휘말리지 않았다. 한 번은 친구의 1:1 싸움에서 엎어져  뒹굴며 힘에  깔릴 때 얼른 뛰어가서 떼어주고 즉시 물러난 경우가 있었는데, 이걸 두고 평생을 놀리듯이 되뇐다. 상대는 고교를 자퇴하고 동네등에서 왈패 짓을 하고 다니는 부잣집 자제였다. 학교에선 반 번호도 59,60번으로 가장 뒷자리에 앉았다. 사궜던 옆 여고 친구가 있었는데 다른 반 얘들이 찾아와서 만나지 말라고 으름장 놓을 때도 친구가 정리해줬다. 후일 송도 해수욕장에서 보트놀이하다 역시 같은 얘들로부터 위협에 처했을 때도 친구 때문에 빠져나왔다. 그런데 이 친구와 캠핑을 가서 일어났던 일이다. 나는 취사 당번으로 등산용 나이프를 허리춤에 항상 차고 있었다. 우연히 친구와 가벼운 일로 언쟁을 벌이던 중 허리춤에 손을 받혔는데, 친구는 내가 칼을 뺄 것 같은 모양새로 오해를 하고 크게 화를 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멀리서 날아온 2단 옆차기로 멀리 떨어져 나갔으나, 이내 일어섰다. 그리고 이어서 몇 차례의 주먹다짐이 일방적으로 나에게  가해졌다. 나는 쓰러지면 일어나고, 쓰러지면 일어났다. 몇 차례 더 공격을 하던 친구가 내 멱살을 잡으며 같이 싸우자라고 외치고 외쳤다. 그리고는 결국 눈물을 쏟으며 왜 안때리니냐고 울먹였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싸우지 않고 강한 상대를 이긴 첫 경험이다. 이후 수많은 세월을 지나오며 사회 속에서 모든 일들은 대화로 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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