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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힘

아내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by bongiiiii 2023. 2. 8.

아내 말을 들을 때까지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내 고집대로 살다 보니 한편으로 실패의 경험이 많았던 것 같다. 무슨 일이든 시간이 흐른 다음에 결과에 후회하게 되지만 시작 시점에서 보면 확신을 갖는 마음 가짐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지 않고 절반의 승부수로 시작하게 되는 건 고집이 한몫했다. 평소에 세상의 많은 일들이 안 되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 왔다. 나의 내면이 약해서 한수 접고 사고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내는 달랐다. 무슨 일을 하든 심지어 가정 속에서도 부정적인 언어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다. 하찮은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공적인 일이든 간에 시작은 해야 한다고 몸에 베인 근성으로 주장해 왔다. 부닥친 일은 시작을 해보라는 것이며, 한두 번 해도 안될 때는 어쩔 수 없이 실패를 인정하고 차선책을 강구해보자는 것이다. 이런 아내의 좋은 근성을 나이 들어서야 알게 되었고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경험을 했다. 살아오면서 나 자신의 일보다 타인의 일로 사회 경험을 쌓은 것이 많은 것 같다. 부동산 매매, 전세임대, 등기, 세무신고 등등을 인터넷에서 배우고 따라 하며 해결하는 동안 많은 노하우가 쌓였다. 심지어 민사소송 정도는 나 홀로 소송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 자신감도 생겼다. 그 과정에서 오는 여러 서식, 제출서류, 공적서류등도 힘겹지 않게 처리할 수가 있었다. 실제로 현장에서 뛰어보니 발은 힘들지만 일처리는 많은 경비를 아껴가며 진행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해보니 다 되드라는 이야기다. 인간사 안 되는 건 죽음을 막는 일 정도 되지 않을까.. 오늘은 힘든 일도 내일은 다 해결된다. 다 된다. 내 사전에 안 되는 건 없다.

 

부암동 서울 미술관에서

과거에 유망 중소기업에서 근무중 있었던 일이다. 회사 대표는 내 노라 하는 공기업에서 소장일을 수행하며  얻은 경험으로 퇴직 후 차린 회사였다. 사실 주물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협력업체의 성격이다. 그 시대 상황이 좋지 않아 물량이 끊기면서 회사가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대표가 짐작하고 마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당시 회계, 관리부서를 맡고 있던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아서 직원들의 급여등 해산에 따른 절차를 수행했다. 공장의 기계들과 운송장비등 모두가 압류됐다. 거래처에 미지급금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우성이었고.. 나로 써도 당황한 가운데 뚜렷한 해결책도 없고.. 이때 나를 찾은 사람이 최대 채권자 거래처 사장이다. 여러 대화가 오가며 그분에게 나로선 충격적이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해결책도 없는 이 어려운 상황에선 최대 채권자인 자신을 먼저 찾아서 의논했으면 좋았을 거란 이야기였다. 그 후로 실제로 나는 그 분과 모든 걸 의논하며 하나하나 해결할 수가 있었다. 물론 그분 자신의 지분은 많은 손해를 감수했다. 회사를 떠나고 3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 서울에서 숨어 지내던 사장의 사망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콩트-

로마황제 네로가 어느 날 신하들을 경기장으로 모이게 했다. 깃발을 꽂고 신하들에게 물었다."아내 말을 잘 듣는 사람은 깃발 앞으로 모여라" 했다. 모든 사람들이 깃발 앞으로 모였다. 그런데 단 한 사람만이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네로가 "넌, 왜 거기에 있느냐"라고 물었다."네 마누라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지 말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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